분실, 혹은 도난? 대처요령은?
"EOS 1Ds MARK II, EF 24-70mm F2.8 L USM, 스피드 라이트 580EX, 그리고 여분 배터리, 2GB CF 메모리와 HDD 저장장치, 카메라 가방...보기만해도 배가 부른 출사 패키지. 그런데 어느날 이 풀셋이 갑자기 사라진다면???"
카메라 유저라면 생각조차도 해보기 싫은 상황이죠. 하지만 위 사례는 실제로 있었던 도난 사례입니다. 또, 모터쇼와 같은 박람회장에서 가방을 옆에 열어놓고 정신없이 촬영하다 잃어버린 렌즈, 혹은 즐거은 동호회 출사 후 가진 뒷풀이 술자리에서 발생하는 분실 사례 등 카메라 관련 동호회나 게시판에는 보는 이들도 안타깝게 만드는 게시물이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사실 디지탈 카메라, 특히 렌즈를 동반한 DSLR 카메라는 고가 물품이기 때문에 보통 도난당한 경우 주인의 품으로 돌아오는 일이 드뭅니다. 또 도난당한 카메라는 장물 등으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아 제2의 피해자를 낳기도 합니다. 아끼던 장비를 잃어 버린 것은 매우 애석한 일이지만, 혹시라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열어놓고 잃어 버린 장비들이 장물로 악용되는 사례를 막기 위한 대처 요령에 대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미리 제품 인증사진을 만들어두자.
- 제품을 처음 구입한 경우 기쁜 마음에 흔히 '개봉샷'이라는 사진을 많이 찍게 마련이죠. 원하던 물건을 구매한 기쁨과 정보 공유 목적이 있긴하지만 패키지와 제품의 구석구석을 찍는 이 개봉샷들은 분실이나 도난 피해를 입었을 경우 소중한 인증 사진 역할을 수행하기도 합니다. 특히 시리얼 번호 등은 혹시라도 물건을 찾았을 때 자기 물건임을 증명하는 단서가 되기 때문에 미리미리 촬영해 보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시리얼 번호는 꼭 남겨두고, 사용흔적이 있는 제품은 흔적부위를 꼭 촬영해 보관하는 것이 좋습니다>
메이커에 분실신고, A/S망을 활용하자
- 메이저 디카 생산 브랜드 대부분은 시리얼 번호를 통한 분실신고를 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습니다. 정품 모델이라면 사용자 등록과 분실신고 절차를 밟아 A/S망에 해당 정보를 공지시킬 수 있습니다. A/S 지점은 혹시 나중에라도 주운 물건을 신고했을 때나 도난당한 물건이 A/S 들어왔을 경우 이를 확인할 수 있어 등록 사용자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 있습니다.
- 중고물품을 구매할 경우 역으로 절도죄 누명을 뒤집어 쓰는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고 디카를 구매해 사용하다 고장이 나 A/S를 맡겼는데 다른 사용자로부터 분실신고된 물품임이 드러나는 경우가 흔히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고거래시에는 가급적 사용자 등록 내역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경찰에도 도난 신고는 필수
- 도난이 확실한 경우 범죄에 해당하므로 경찰에 도난신고해 제조사의 수동적인 A/S망보다 적극적인 경찰의 수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절차는 인적사항, 도난물품내역, 장소 등을 토대로 진술 서류를 작성하는 선으로 큰 부담이 없으며, 도난 장소 관할이 아닌 인근 파출소나 인터넷으로도 접수할 수 있으므로 물건을 찾을 수 있는 확률을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 꼭 신고할 것을 권장합니다.
<사이버 경찰청의 범죄 신고 접수 화면>
지역 중고 시장을 지켜보자
- 실제로 필자의 지인은 지방 출장 중 잃어 버린 디지탈 카메라가 바로 이튿날 지역 중고시장에 버젓이 올라온 것을 발견하고는 아연실색한 경험이 있습니다. 물건을 잃어 버렸다면 유명 중고 장터와 같은 게시물을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카메라와 같은 고가물품은 도난은 물론 단순 습득물도 장터 매물로 나오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에 그날그날 매물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이 일어 버린 품목과 동일한 구성이 매물로 나온다면 눈여겨 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처럼 도난물품이나 습득물이 매물로 나온 경우는 제품 사진이 없거나, 가격이 특별한 이유없이 시세보다 낮은 경우가 많고, 보증서나 박스와 같은 부가 물품도 없기 때문에 전화 등으로 물어보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 사진은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견물생심이란 말이 있듯, 고가의 분실물을 습득하면 누구라도 마음이 흔들리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순간의 욕심으로 양심을 저버리는 것보다 귀한 물건을 찾은 기쁨과 보람을 나눠갖는 일이 훨씬 값진 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